고혈압/당뇨/만성질환을 책임지는
현내과의원
당뇨병에 고혈압까지 있다면…'이 질환' 위험 2배 이상 증가
당뇨병은 우리 몸의 혈관과 장기를 서서히 망가뜨려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이 있으면 고혈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데,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날 경우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두 질환을 모두 가진 환자라면, 혈당 조절을 넘어 엄격한 혈압 관리와 약물치료, 그리고 심혈관질환 예방까지 고려한 통합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준엽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와 함께 당뇨병과 고혈압이 함께 나타날 때의 위험성과 효과적인 관리 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당뇨병·고혈압 함께 앓으면, 혈관 노화 더 빨라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서로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밀접하게 연결된 질환이다. 당뇨병이 지속되면 혈액 내 고농도의 포도당이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혈관 저항이 증가하고 혈압이 높아지는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고혈압은 혈관에 지속적인 기계적 압력을 가해 내피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로 인해 인슐린의 작용이 둔화되고(인슐린 저항성),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결국 두 질환은 '혈관'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함께 존재할 경우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실제 임상에서도 당뇨병과 고혈압의 동반율은 매우 높다. 이준엽 교수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60%가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으며, 고혈압 환자 중 28%는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라며 "이는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 공통된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면 혈관의 구조와 기능이 더 빠르게 악화돼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가 뇌경색,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질환 관련 발병 및 사망 위험이 2~4배 높다는 결과가 있다.
당뇨병 환자, 혈압 관리 필수…"130/80mmhg 이하 목표"
당뇨병은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잘 관리하면 대부분의 미세혈관 합병증은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대혈관 합병증은 혈당 조절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어, 혈압을 포함한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 인자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는 심혈관계에 가해지는 누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혈압 목표를 더 엄격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고혈압 자체가 심근경색과 같은 급성 심혈관 질환의 직접적인 유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 목표는 보통 140/90mmhg 미만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나 심혈관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보다 엄격하게 130/80mmhg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권고된다. 실제 연구에서도 이런 기준의 근거가 제시된다. 미국 step 연구 및 accord-bp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 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그룹은 130~150mmhg로 조절한 그룹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엽 교수는 "최근 연구(bproad research group, 2024)에서는 수축기 혈압을 120mmhg까지 더 적극적으로 낮춘 경우, 기존 목표치인 140mmhg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21%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라며 "당뇨병 환자의 혈압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예방하는 통합적 치료 전략 필요
당뇨병과 고혈압이 함께 있다면, 혈당과 혈압 관리뿐 아니라 체중과 지질 수치까지 함께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특히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당뇨병 조절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고혈압과 지질 이상증의 발병 위험도 함께 높인다. 이로 인해 심혈관계에 복합적인 부담을 주는 주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혈중 지질 수치가 높을 경우, 혈관 내벽에 플라크가 쌓여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그 결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 요인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 측면에서는 염분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불포화지방 위주의 식단과 지질 강하 효과가 있는 규칙적인 운동은 혈중 지질(특히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혈당과 혈압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면 혈관 수축, 산화 스트레스,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자극 요인을 줄일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준엽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혈압 강하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특히 심혈관 고위험군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보이며, 혈관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제별로 부작용과 적합성이 다르므로,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을 충분히 고려해 주치의와 상의 후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환자의 능동적 참여, 장기 관리의 첫걸음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환자 스스로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갖고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를 활용한 관리법이 주목받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란 몸에 착용하는 전자기기로, 사용자의 신체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있다. 팔에 부착하는 패치를 통해 24시간 동안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연속혈압 측정기'는 수면이나 일상생활 중에도 혈압 변동을 기록해, 기존 병원 진료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위험 패턴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준엽 교수는 "cgm과 연속혈압 측정기를 활용한 지속적인 자가 모니터링과 생활 습관 개선은 치료 성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환자가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디지털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건강 관리에 참여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져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만성질환은 10년 혹은 그 이후에 생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좋겠다"라며 "단기적인 혈압이나 혈당 변화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 개선을 비롯해 장기적인 이득을 주는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